150년 전 아이들은 어떻게 한글을 익혔을까?
이번 주 뉴스쿨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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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는 한글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글날 제정 100주년 기념 기획특별전 '일구이륙 무한이륙'을 보고 왔어. 그런데 거기서 아주 오래된 한글 글자표를 봤지 뭐야. 그 모습이 꼭 쿨리가 유치원 때 한글을 배우려고 붙여 뒀던 자음 모음표 같았어. 150년 전 어린이들도 우리처럼 한글을 익혔다니! 엄청 반가운 거 있지. 그런데 뉴쌤이 이 표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시겠대. 얼른 가 보자.
- 쿨리: 쌤! 이것 보세요. 박물관에서 본 반절표라는 건데요. 제가 예전에 한글 공부할 때 가지고 있던 표랑 정말 비슷해서 깜짝 놀랐어요.
- 뉴쌤: 그렇지? 다만 조금 다른 점도 있을 거야. 옛날에는 글을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썼어. 그래서 이 표도 자음과 모음의 자리가 서로 바뀌어 있지. 지금 표는 맨 위 가로줄에 모음이 있지만, 반절표는 맨 위에 '가, 나, 다…'가 있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가, 갸, 거, 겨…' 하고 모음이 바뀌잖아.
- 쿨리: 그런데 '반절표'라는 건 무슨 뜻이에요?
- 뉴쌤: 그때는 '한글'이라는 이름이 아직 없었어. 언문, 가갸글처럼 여러 이름으로 불렸는데 그중 하나가 '반절'이야. 그리고 이 반절표는 장터에서 한 장씩 팔던, 일종의 한글 학습지였지.
- 쿨리: 글자표를 시장에서 팔았어요?
- 뉴쌤: 응. 여기에는 사연이 있어. 지금으로부터 500년쯤 전, 최세진이라는 학자가 아이들의 한자 학습서인 『훈몽자회』를 쓰면서 거기에 한글 익히는 법을 실었어. 그런데 그 설명이 한문으로 쓰여 있어서, 한문을 모르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지. 그 뒤로 300년 넘게 양반집에서는 글자표를 손으로 직접 베껴 써서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쳤어.
- 쿨리: 손으로 일일이 썼으면 그 표를 갖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겠네요.
- 뉴쌤: 맞아. 그러다 1870년대에 들어서 글자표를 나무판에 새겨 종이에 찍어 내기 시작했어. 똑같은 표를 많이 찍어 장터에서 팔게 되면서 드디어 보통 사람들도 한글 공부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거야. 쿨리가 본 1877년 반절표는 이렇게 목판으로 찍어 팔던 것들 중에 가장 오래된 거야.
- 쿨리: 그래서 '가' 줄에 개, '나' 줄에 나비를 그려 넣었나 봐요! 글자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도 그림을 보면 첫소리를 알 수 있잖아요.
- 뉴쌤: 바로 그거야. 그런데 요즘 어린이들이 보는 한글표와 옛날 반절표에는 모두 같은 점이 하나 있어. 둘 다 생긴 모양이 뭐랑 닮지 않았어?
- 쿨리: 음… 한쪽에는 자음, 다른 한쪽에는 모음이 줄지어 있고… 아! 구구단표랑 똑같이 생겼어요!
- 뉴쌤: 정확해! 구구단표에서 가로 숫자와 세로 숫자가 만나는 칸에 답이 있는 것처럼, 한글 글자표는 자음과 모음이 만나는 칸에 글자가 있어. 자음과 모음을 어느 쪽에 놓든 이 원리는 똑같아. 그런데 쿨리, 지금 표에 있는 글자는 140개뿐인데 쿨리는 표에 없는 '강', '꽃', '닭' 같은 글자도 읽을 수 있지?
- 쿨리: 어? 듣고 보니 그러네요. 그건 따로 외운 적이 없는데…
- 뉴쌤: 그 비밀을 알려면 한글이 어떤 문자인지 알아야 해. 쿨리는 한자도 써 본 적 있지?
- 쿨리: 네! 메 산(山), 내 천(川)… 그런데 한자는 글자마다 모양이 다 달라서 하나하나 따로 외워야 해요.
- 뉴쌤: 맞아. 한자는 글자 하나가 하나의 뜻을 나타내는 '뜻글자'야. 글자마다 뜻을 담고 있어서 외워야 할 글자가 아주 많아. 한자는 모두 합치면 수만 개나 돼. 그런데 한글은 글자가 뜻이 아니라 '소리'를 나타내는 '소리글자'야. 게다가 자음과 모음이라는 작은 조각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서 글자를 만들지. 쿨리가 표를 소리 내어 읽은 건 글자를 하나씩 외운 게 아니라, 자음과 모음을 '조립하는 규칙'을 몸에 익힌 거야. 규칙을 알면 표에 없는 글자도 조립해서 읽을 수 있어.
- 쿨리: 구구단을 외우면 처음 보는 곱셈도 풀 수 있는 거랑 비슷하네요! 아, 그런데 쌤, 궁금한 게 하나 더 있어요. '니은', '리을', '미음'은 다 '이-으' 모양인데 왜 ㄱ만 '기윽'이 아니라 '기역'이에요?
- 뉴쌤: 좋은 질문이야! 우리가 쓰는 자음 이름은 대부분 최세진의 『훈몽자회』에서 처음 나왔어. 그런데 최세진은 자음 이름을 한자로 적었어. 한자에는 '윽' 소리가 나는 글자가 없었거든. 그래서 비슷한 소리가 나는 '역(役)' 자를 빌려 '기역'이라고 적은 거야. '디귿'과 '시옷'도 비슷한 이유로 이름이 조금 특이해졌어.
- 쿨리: 우와, 자음 이름에 그런 사연이 있었다니, 재미있어요! 또 숨은 비밀은 없어요?
- 뉴쌤: 있지. 지금 표의 모음 줄을 두 개씩 끊어서 읽어 볼래?
- 쿨리: ㅏㅑ, ㅓㅕ, ㅗㅛ, ㅜㅠ, ㅡㅣ… 어? 앞의 네 쌍은 짝꿍처럼 생겼어요! 옆 글자에 짧은 획이 하나씩 더 붙어 있어요. 맨날 외웠는데 이건 알아채지 못했네요.
- 뉴쌤: 관찰력 대단한데? 그 짝꿍에 한글의 과학이 숨어 있어. 세종대왕은 모음을 만들 때 우리 조상들이 중요하게 여긴 세 가지를 본떴어. 둥근 하늘은 점 'ㆍ', 평평한 땅은 'ㅡ', 하늘과 땅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은 'ㅣ'. 이 세 개가 모음의 기본 글자야.
- 쿨리: 'ㆍ'요? 잠깐만요, 반절표 맨 아래 줄에 있던 낯선 글자에 이 점이 붙어 있었어요!
- 뉴쌤: 맞아, 그 글자가 바로 '아래아'야. 150년 전 반절표에는 'ㆍ'가 들어간 줄이 하나 더 있었지만, 근대 맞춤법을 정하면서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게 됐어. 그래서 지금 표에는 그 줄이 없지. 반절표에는 그 줄까지 더해 154개의 글자 칸이 있어. 그런데 이 'ㆍ'는 한글이 만들어질 때 아주 중요한 글자였어. 세 기본 글자를 합치면 다른 모음이 생기거든. 'ㅣ'에 'ㆍ'를 한 번 붙이면 'ㅏ', 한 번 더 붙이면 'ㅑ'가 되지. 'ㅗ'와 'ㅛ', 'ㅜ'와 'ㅠ'도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표 속 짝꿍은 '점을 하나 더 붙인 사이'인 거야. 지금은 점이 짧은 획으로 바뀌었을 뿐이지. 휴대전화 자판 중에는 'ㅣ', 'ㆍ', 'ㅡ'를 이용해서 모음을 만드는 것도 있는데, 그 자판 이름이 '천지인'이야. 하늘(천), 땅(지), 사람(인)이라는 뜻이지. 오늘날 자음 모음표에서는 사라진 아래아가 휴대전화 자판에 다시 등장한 거야.
- 쿨리: 그럼 자음은요? 자음도 뭘 본떠서 만들었어요?
- 뉴쌤: 자음은 소리 낼 때 우리 몸의 모양을 본떴어. 쿨리, '그' 하고 소리를 내 볼래? 혀가 어디에 있어?
- 쿨리: 그… 그… 혀 안쪽이 목구멍 쪽으로 올라가서 막혀요!
- 뉴쌤: 그 모양을 옆에서 본 게 바로 'ㄱ'이야. 'ㄴ'은 혀끝이 윗잇몸에 닿는 모양, 'ㅁ'은 입 모양, 'ㅅ'은 이 모양, 'ㅇ'은 목구멍 모양을 본떴지. 이 다섯 개가 자음의 기본 글자야. 그리고 소리가 세질수록 획을 하나씩 더했어. 'ㄱ'에 획을 더하면?
- 쿨리: 'ㅋ'! 소리도 더 세게 나요. 크, 크! 그럼 'ㄴ'에 획을 더하면 'ㄷ', 또 더하면 'ㅌ'이네요!
- 뉴쌤: 그렇지! 그래서 한글은 비슷한 소리를 내는 글자끼리 모양도 비슷해. 영어의 'K'와 'G'는 소리가 비슷한데 모양은 전혀 다르잖아? 한글은 'ㄱ, ㅋ, ㄲ'처럼 모양만 봐도 가족이라는 걸 알 수 있지.
- 쿨리: 기본 글자 몇 개에 점을 붙이고 획을 더해서 나머지를 다 만들었다니, 세종대왕님은 정말 똑똑한 디자이너였네요. 그럼 받침까지 붙이면 한글로 만들 수 있는 글자는 모두 몇 개예요?
- 뉴쌤: 'ㄲ, ㄸ' 같은 쌍자음까지 합쳐 첫소리에 올 수 있는 자음이 19개, 'ㅐ, ㅘ' 같은 모음까지 합쳐 가운데에 올 수 있는 모음이 21개야. 끝에 붙는 받침은 27가지에 받침이 없는 경우까지 더하면 28가지지. 이걸 모두 곱해 볼까?
- 쿨리: 19 곱하기 21은 399, 거기에 28을 곱하면… 11,172개요?!
- 뉴쌤: 맞아. 실제로 컴퓨터와 휴대전화에는 한글 글자 11,172개가 모두 들어 있어. 물론 그중에는 거의 쓰지 않는 글자도 많지만, 기본 자음 14개와 모음 10개를 익히면 이 모든 글자를 읽고 쓸 수 있다는 게 중요해. 한자처럼 1만 개가 넘는 글자를 따로 외울 필요가 없는 거지.
- 쿨리: 그런데 쌤, 한글이 이렇게 배우기 쉬운데 왜 100년 전 사람들은 한글을 잘 안 썼어요?
- 뉴쌤: 좋은 질문이야. 아무리 배우기 쉬운 글자라도 배울 기회가 없으면 소용이 없거든. 반절표가 장터에서 팔리고 있었어도 당시엔 학교에 다니지 못해 글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 그래서 1926년에 가갸날을 만들어 한글의 소중함을 알렸고, 몇 년 뒤인 1929년부터는 신문사들이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함께 농촌을 찾아다니며 '가갸거겨'부터 가르쳤어.
- 쿨리: 학생들이 직접 선생님이 된 거네요!
- 뉴쌤: 맞아. 그만큼 배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았어. 1930년에 실시한 조사를 보면, 한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열 명 가운데 두 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거든.
- 쿨리: 아… 글자가 쉬운 것만큼이나 누구나 배울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군요.
- 뉴쌤: 그렇지.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이런 말이 있어. "슬기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끝나기 전에 깨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智者不終朝而會 愚者可浹旬而學, 정인지 서문 중) 세종대왕은 처음부터 한글을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글자로 만들었어. 반절표를 찍어 장터에서 판 사람들도, 100년 전 가갸날을 만든 사람들도, 농촌으로 한글을 가르치러 간 학생들도 그 뜻을 이어 간 거야.
- 쿨리: 오늘 집에 가면 어릴 때 보던 글자표를 다시 꺼내 봐야겠어요. 이제는 그냥 글자표가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이어진 한글의 설계도로 보일 것 같아요!



✅반절
✅뜻글자
✅소리글자
✅본뜨다
✅획

❓뉴스쿨TV에서 배운 내용으로 알맞지 않은 것을 골라 봐. [내용 확인]
① 한글 글자표에서는 자음과 모음이 만나는 칸에 글자가 생겨.
② 모음의 기본 글자 'ㆍ, ㅡ, ㅣ'는 하늘, 땅, 사람의 모양을 본떴어.
③ 'ㄱ'에 획을 더하면 'ㅋ'이 되는데, 획을 더할수록 소리가 약해져.
④ 1870년대부터 반절표를 찍어 팔면서 보통 사람들도 한글 공부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됐어.
정답 보기
👉정답은 ③ 획을 더할수록 소리는 약해지는 게 아니라 세져.
📋 한눈에 보는 교과 연계 요약표
| 교과 | 학년·학기 | 단원명 | 핵심 연계 내용 | 연계 강도 |
|---|---|---|---|---|
| 국어 | 4-2 | 우리말 우리글 (한글의 특성 이해하기 / 문자가 필요한 까닭 알기 / 한글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지니기) | [TV] 뜻글자와 소리글자, 발음 기관을 본뜬 자음과 획 더하기, 하늘·땅·사람을 본뜬 모음, 헐버트가 나흘 만에 익힌 한글 / [헤드라인] '언문'이라 낮춰 불린 한글과 가갸날 | ⭐⭐⭐ |
| 사회 | 5-2 | 식민 통치와 저항, 전쟁이 바꾼 사회와 생활 – 1. 일제의 침략과 광복을 위한 노력 [6사06-01] (차시: 일제 강점기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어떤 노력을 했을까요?) | [헤드라인] 1926년 가갸날 제정,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 1945년 첫 10월 9일 기념식 / [TV] 1929년 이후 학생들의 농촌 한글 교육, 1930년 문해율 | ⭐⭐⭐ |
| 사회 | 5-2 | 달라지는 시대, 변화하는 생활 모습 – 1. 유교 문화가 발달한 조선 [6사05-01] (차시: 조선 전기 문화와 과학 발전 모습을 살펴볼까요?) | [TV]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와 해례본 정인지 서문, 한문을 높이 친 유교 사회에서 '그림의 떡'이 된 『훈몽자회』 | ⭐⭐ |
| 사회 | 5-2 | 달라지는 시대, 변화하는 생활 모습 – 2. 새로운 사회를 향한 움직임 [6사05-02] (차시: 조선 후기 문화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 [TV] 양반집 필사 글자표에서 1870년대 장터에서 팔린 목판 반절표로, 서민의 한글 학습 확산 | ⭐⭐ |
| 국어 | 5-2 | 우리말 지킴이 [6국01-03] (발표 주제를 생각하며 자료를 조사하고 구성하기) | [북클럽·PLAY] 한글을 지킨 사람들, 가갸날의 역사를 조사해 발표하기 | ⭐⭐ |
| 사회 | 3-1 | 2. 일상에서 만나는 과거 [4사02-02] (오래된 물건이나 자료로 과거의 모습 살펴보기) | [TV] 1877년 정축신간반절표로 옛날 사람들의 한글 공부 모습 추론하기, 한글날 100주년 특별전 | ⭐⭐ |
| 수학 | 3-2 | 곱셈 [4수01-04] ((두 자리 수)×(두 자리 수) 알아보기) | [TV] 19×21=399, 399×28=11,172로 한글 글자 수 계산하기, 구구단표와 닮은 글자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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