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리가 간다] 바다의 시간표 '물때'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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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는 갯벌 체험을 무척 좋아해.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에 주저 앉아 조개를 캐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지. 그런데 이렇게 갯벌 체험을 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게 있어. 바로 '물때'라는 거야. 아주 옛날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과학을 잘 몰랐는데도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때를 '물때'라고 부르며 정확하게 알고 있었대. 그런데 얼마 전, 전통적인 물때 지식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어. 밀물과 썰물의 시간을 읽는 게 왜 국가유산이 된 걸까? 쿨리가 알아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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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의 키워드
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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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어부들은 바다에 나가기 전날 밤, 꼭 하늘을 올려다봤습니다. 일기예보도, 시계도 없던 시절이었지만 어부들은 몇 시에 물이 빠지는지, 갯벌에서 조개를 캘 수 있는지, 배를 띄워도 안전한지를 척척 알아냈지요. 비결이 뭐였을까요? 바로 달의 모양에 따라 물때를 읽을 줄 알았던 덕분입니다. 옛날 바닷가 사람들에게 물때는 밥을 먹고 살아남는 데 필수적인 지식이었던 셈입니다.

바닷가 사람들의 소중한 생활 지식, '물때'
국가유산청은 최근 전통적인 '물때 지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물때'란 바닷물이 들어오고(밀물) 나가는(썰물) 시간의 흐름을 말하는데요. 물때 지식은 어업활동을 할 때뿐 아니라 염전에서 소금을 거둘 때, 바다를 막아 농사짓는 땅으로 만들 때, 섬과 섬을 연결하는 돌다리인 노두를 이용할 때처럼 해안지역에서 일상생활을 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필수지식이었습니다. 어민들이 물때를 모르는 건, 농부가 씨 뿌리는 계절을 모르는 것과 같은 일이었죠.

조상 대대로 기록하고 전해온 공동체 유산
우리 조상들은 달의 모양에 따라 바닷물의 순환 주기를 읽는 전통 지식을 체계적으로 쌓아왔습니다. '물때'의 하루 단위인 밀물·썰물에 대한 지식은 고려시대 역사서인 《고려사》에서 소개됐고, 《태종실록》에도 기록이 남아 있는데요. 조선 초기에 이미 조류의 흐름을 읽는 독자적인 지식이 체계적으로 쌓여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바닷가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고 관찰하며 쌓아온 지혜가 기록으로 남아 전수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때 지식에는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특정 보유자가 따로 없는 국가무형유산이라는 점입니다. 보통의 무형유산은 판소리나 도자기 만드는 기술처럼 특정 지식을 이어 받는 보유자나 보유단체가 있지만 물때 지식은 바닷가 마을 공동체가 함께 알고, 기록하고 전해준 지식이라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전승공동체 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쿨리가 간다X꼬꼬단

뉴스 키워드: 물때

물때란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때를 말해. 바닷물은 달의 인력(끌어당기는 힘) 때문에 하루에 두 번씩 밀려들어 오고(밀물), 빠져나가(썰물). 바닷가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 변화의 주기를 관찰하고 기록해서 '물때'라는 고유한 지식을 쌓아갔어.
물때를 확인하려면 사리와 조금이라는 단어를 알아둬야 해. 사리는 보름달이나 그믐달처럼 달과 지구, 태양이 일직선으로 놓일 때야. 이때 달의 당기는 힘이 가장 강해져서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져. 갯벌이 넓게 드러나고 바닷길이 열리는 것도 대부분 사리 때야. 조금은 그 반대야. 반달일 때처럼 달·지구·태양이 직각으로 놓이면 힘이 분산돼서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작아져. 바닷물이 별로 빠지지 않아서 갯벌 체험을 하기 어려운 때야.
옛 어민들은 이 주기를 '한물, 두물…열물'처럼 숫자로 세어가며 달력처럼 사용했어. 오늘날도 어부·해녀·염전 일꾼들은 물때를 확인하며 하루를 계획해.

[뉴스 Q&A]

Q. 시계도 없던 시절, 바닷가 사람들은 어떻게 물때를 정확하게 계산했을까?

옛날엔 하늘의 달을 보고 물때를 계산했대. 달은 대략 한 달에 한 바퀴씩 지구 주위를 돌면서 모양이 조금씩 바뀌는데, 그 모양에 따라 바닷물이 움직이는 패턴도 달라지거든. 우리 조상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보름달이 뜨면 며칠 뒤 물이 가장 많이 빠진다", "반달일 때는 갯벌에 나가봤자 소용없다"는 걸 몸으로 익혔어.

그래서 생겨난 게 바로 물때 이름이야. 조금부터 시작해서 한물, 두물, 세물…열물까지 하루하루 이름을 붙여 물의 흐름을 파악했지. 보름 주기로 이 과정이 두 번 반복되니까 한 달 동안 물때 흐름을 외우면 언제 나가고, 언제 쉬어야 할지 알 수 있었어. 시계 대신 달이 바다의 시계이자 달력 역할을 한 거야.

이 지식은 글로 배운 게 아니라 말과 경험으로 전해진 거야.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아버지에서 아들로 살아있는 지혜가 전수된 거지.

Q. 물때에 맞춰 바다가 갈라진다는 게 사실이야?

맞아! 전남 진도의 '신비의 바닷길'이나 경기도 제부도처럼 평소엔 바다였지만 썰물 때 길이 열리는 곳이 우리나라에 여럿 있어. 성경에서 모세가 바닷길을 열어 탈출로를 만든 것을 떠올리게 한다고 해서 '모세의 기적'이라고도 부르지. 이 길은 사리 때, 즉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가장 클 때 하루에 딱 두 번, 짧은 시간 동안만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려. 물때를 잘 모르면 길이 열리길 하염없이 기다리며 헛걸음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물이 들어오는 걸 모르고 있다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지.

해녀 할머니들에게 물때는 생사가 달려 있는 문제야. 물때를 잘 맞춰야 전복과 소라가 있는 갯바위가 드러나고, 조류가 너무 빠르지 않아 안전하게 물속에 들어갈 수 있거든. 물때를 모르면 아무리 뛰어난 해녀라도 바다에 들어갈 수가 없어. 그래서 제주 해녀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물때 모르면 밥 못 먹는다"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고 해. 선조들이 수백 년에 걸쳐 쌓아온 이 물때 지식이 지금도 바닷가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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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1. 오늘 기사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물때처럼 우리 조상들이 자연을 관찰해서 만들어낸 지식이나 지혜가 또 있을까?
3. 인터넷을 검색하면 누구나 물때를 알 수 있는 오늘날, 물때 지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보호하려는 이유가 뭘까?

QUIZ : 다음 중 [쿨리가 간다]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내용 확인]

① 물때 지식은 바닷가 사람들의 일상생활 전반에 필요한 지식이었어.
② 밀물·썰물에 대한 기록은 조선 시대에 처음 등장했어.
③ 물때 지식은 특정 보유자 없이 바닷가 마을 공동체 전체가 함께 전해온 유산이야.
④ 물때 지식은 달의 모양에 따라 바닷물의 순환 주기를 읽는 전통 지식이야.

정답: ②

기사에 따르면 밀물·썰물에 대한 지식은 조선 시대보다 앞선 고려 시대 역사서인 《고려사》에서 이미 소개됐어. 《태종실록》에도 기록이 남아 있으니, 조선 시대에 처음 등장한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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