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금동대향로를 만나러 가요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5년 12월 26일에 발행한 제179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700년 백제 역사를 비추는 금빛 향로
  2. 뉴스쿨TV - 백제 역사 문화 기행을 떠나요~
  3. PLAY - 금동대향로를 소개합니다!
  4. BOOKCLUB - 책으로 떠나는 백제 문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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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는 박물관과 미술관에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해.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전시도 무척 좋았는데, 이번에는 백제시대의 엄청난 유물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관이 문을 열었다고 해. 어떤 곳일까? 쿨리와 함께 올해의 마지막을 박물관 여행으로 마무리 해 봐!

진흙에 묻혀있던 금빛 향로
700년 백제 역사를 비추다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의 공격이 거세지던 7세기 중반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사비(지금의 부여). 이곳의 한 사찰에서는 누군가가 다급히 땅을 파고 있었습니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은 금빛 향로. 그는 향로를 천으로 곱게 싸 진흙 구덩이에 묻었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다시 향로를 찾으러 올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길 수는 없었습니다. 백제는 곧 멸망했고 향로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1400여 년이 흐른 1993년, 향로가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충남 부여 능산리 고분군 인근 주차장에서 공사를 하던 중 물이 고인 진흙 웅덩이에서 향로를 발견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한눈에 봐도 향로가 예사롭지 않은 물건임을 직감했습니다. 그렇게 '백제금동대향로'는 다시 세상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백제인의 기술•혼 담긴 왕실 예술품...원형 그대로 보존

향로가 발견된 장소는 백제 시대 사찰에 딸린 대장간 터로 추정됩니다. 이 사찰은 백제 성왕의 아들 위덕왕이 아버지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절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이 향로가 성왕을 기리기 위해 백제 왕실이 주문 제작한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같은 시기 고구려와 신라는 물론 동아시아 지역의 금속 공예 기술과 비교해봐도 백제금동대향로를 빚어낸 백제인의 기술력은 독보적입니다. 이를 인정받아 백제금동대향로는 1996년 국보 제287호로 지정됐습니다.

향로에선 백제인의 세계관도 엿볼 수 있습니다. 향로는 향을 피워 부정한 것을 깨끗이 하기 위한 도구인데요. 높이 약 62cm의 향로는 용이 받치고 있는 받침, 연꽃 무늬 몸체, 산봉우리 형상의 뚜껑, 그 위에 날개를 펴고 서있는 봉황 장식까지 네 부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사냥하는 사람과 온갖 동물들이 빼곡하게 조각돼 있고, 사람의 표정과 완함(阮咸), 종적(縱笛), 배소(排簫), 거문고(玄琴), 북(鼓)을 연주하는 다섯 악사와 이를 연주하는 손가락까지도 정교하게 표현돼 있습니다. 전체 조각 수만 해도 사람 19명, 실제 동물은 55마리, 상상 속 동물도 12마리에 달합니다. 표면에 얇게 금을 입힌 데다 수천 년 동안 산소가 거의 닿지 않는 진흙 속에 묻혀 있었던 덕분에 ‘천연 진공 포장’ 상태로 원형이 보존된 점도 향로의 가치를 높입니다.

대향로 단 한 점을 위한 전시관 개관

최근 충남 부여의 국립부여박물관에는 이 유물 한 점만을 위해 설계된 전시 공간, 백제대향로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백제대향로관은 단순히 유물을 ‘보는’ 전시실을 넘어, 향로가 만들어진 시대와 숨겨졌던 순간, 그리고 다시 세상에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두루 체험하도록 꾸며졌습니다. 특히 전시관은 향로의 모양을 본떠 3개 층으로 구성됐는데요. 마치 향로 아랫부분에서 솟구치는 용의 등줄기를 따라 올라가며 향로의 구석구석을 탐험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255㎡ 규모의 전시관 안에는 대향로에 새겨진 다섯 가지 악기로 만든 음악이 은은하게 울려 퍼집니다. 모두 백제 고유의 악기로 빚어낸 소리입니다. 그리고 어두운 전시실 깊숙이 들어서면, 긴 침묵을 깨고 빛을 되찾은 금빛 향로가 찬란한 아름다움을 뽐내며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이 공간에서 오늘도, 1400년 전 백제의 정신과 아름다움을 나직이 전하고 있습니다.

🤓
++생각 더하기++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백제금동대향로를 백제 시대 최고의 예술품으로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
3. 박물관이 오직 '금동대향로'만을 위한 전시관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
혹시 친구들은 백제 금동대향로를 직접 본 적이 있어? 쿨리는 사진과 영상으로만 봤는데도 정말 깜짝 놀랐어. 사람의 손으로 어떻게 그렇게 정교한 예술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건지, 심지어 수천 년 전에 그런 기술을 뽐낼 수 있었다는 게 정말 신기하더라고. 사실 쿨리는 백제가 그렇게 예술이 발달한 나라인지도 처음 알았어. 사실 삼국시대에 백제가 우리나라 서쪽에 있었다는 건 알았지만 자세한 건 잘 몰랐거든. 고구려나 신라에 비해 관심이 별로 없었던 게 사실이야. 그런데 금동대향로를 알고 나서는 백제를 좀 더 알고 싶어졌어. 백제는 어떤 나라였을까? 뉴쌤께 여쭤봐야겠어.